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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사과 하나면 돼

by 채프먼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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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이 다가오니 비슷한 연배의 직장 동료들이 퇴직 후의 삶을 자주 대화 소재로 삼는다.

의료보험이 많이 나온다든지 연금이 부족하다든지, 어떤 이는 여행계획을 말하기도 한다.

나는 사람들과 가볍게 산책하고 차 마시면서 대화 하기를 좋아 하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그러고보니 퇴직 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걱정하지도 않는다.

나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나의 삶을 목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사과 하나'다.

아침 일찍 일으나 화장실에 간 후 30 분 정도 산책로에서 항상 같은 운동을 하고 나무, 햇볕, 비, 눈, 새와 만난다.

이 생활을 약 30년 정도 기계처럼 했다.

운동 후 샤워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아침을 먹는다.

내 삶의 전부는 아침 밥 이후에 먹는 사과에 있다.

편안한 자세에서 눈을 감고 사과를 한입 베어 먹으면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 온 몸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다.

이런 행복감을 준 세상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산다.

퇴직 이후에도 사과 하나를 먹을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동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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