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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글 모음 since 1994

한 놈만 패라

by 금퐁당 작은 연못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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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에서 무대포 역으로 나오는 유오성이 한 명이 여러 명이랑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던 천 명이던 난 한 놈만 패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 한 놈만 골라 집중적으로 패면 주변에 있는 패거리들이 겁을 먹기 때문에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이다.

 

99%가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 전략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상류층이 99%에게 다가올 때는 비빔밥처럼 서로 뒤섞여 나타난다. 이 중에서 한 놈을 골라야 한다. 그 놈을 팼을 때 상류층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고 그들 사이의 강한 연대를 끊을 수 있는 한 놈을 찾아야 한다.

 

제일은행 퇴출 건과 국세청 공무원 뇌물사건을 통해 보면 우리 사회의 곳곳에 부정부패와 비리가 만연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법대로 처리하면 국가운영이 마비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부패공화국이라는 말도 있다.

 

입후보자들 중에서 깨끗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99%가 구분하기는 것은 쉽지 않고 논란만 불러일으킨다. 이 경우 사람을 보지 말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원칙을 찾아서 투표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정당의 경우 지도부는 상류층이지만 그 구성이 다양하고 일반당원은 서민들도 있기 때문에 패야 할 대상으로 적당하지 않다. 어느 정당을 패야 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일반서민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릴 뿐이다. 군소정당을 제외하고는 비슷비슷한 정책과 인물을 가진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행위는 서민들의 힘을 분산시킬 뿐이다. 출신학교나 출신지역에 의한 투표 역시 이제까지 경험했듯이 개인의 이익에는 약간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99%가 상류층을 힘으로 누르는 혁명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99%가 서로 갈라지고 연대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상류층을 분류하는 방법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당, 출신학교, 출신지역에 의한 분류법으로는 99%가 연계하여 패야 할 한 놈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과거의 경험에서 배웠다. 앞으로도 이 분류법에 의해 서민들이 투표한다면 20년 이후에도 한국 사회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분류법을 찾아서 99%의 힘을 모야야 한다.

 

앞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를 설명해 주는 방사형 그물망의 세로 줄은 하나의 조직을 나타낸다고 했다. 정당은 여러 조직을 대표하는 세로 줄의 중심부에 있는 고위직들이 서로 연계하여 만든 단체이고, 출신학교와 출신지역에 의한 분류 역시 각 분야의 고위직들이 그물망의 원형을 만드는 동문회라는 가로 줄을 타고 뒤섞여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방사형 그물망의 중심부에서 강하게 연대하고 있는 상류층을 서민들이 이곳저곳 흔들어 봐야 표시도 나지 않는다. 이 보다는 세로 줄 하나를 선택하여 서민들이 힘을 합하여 절단하는 것이 상류층 사이의 강한 연대를 깨트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조직이나 분야를 나타내는 세로 줄에 의한 상류층 분류법을 99%가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새로운 분류법을 적용하면 상류층은 행정계, 정치계, 경제계, 언론계, 법조계 등으로 구분된다. 99%는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왕이면 제일 센 상대를 골라야 한다. 그들이 99%에 의해서 제압당하는 것을 보면 나머지 상류층은 알아서 굴복한다. 99%를 단결시키고 상류층을 분리시키는 것이 혁명의 주된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한 놈만 패는 의식을 치르면서 99%는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다. 지연과 학연에 의해서 갈라졌던 99%였지만 한 놈을 패면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하나의 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 99%는 지연과 학연이 주는 이익과 한 놈을 팼을 때의 이익 중 자신들에게 더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그래서 그 한 놈을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집단은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힘들게 만든 법조인들이다. 향후 10년 동안 여야를 떠나 국민들이 합의하여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선거의 후보 중 법조인 출신을 무조건 탈락시키면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이 기득권들에게 각인될 것이다. 국민들이 패야 할 한 놈은 '법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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