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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사회와 적극적인 저항

by 금퐁당 작은 연못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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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위가 모든 것을 말하고, 패거리 중심의 인간관계가 지배하고, 99%가 생산하는 철저히 닫힌 사회이다. 한국의 경제를 이만큼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99%는 그들의 미소를 잃어 버렸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기 때문에 한국에는 세계적인 과학자, 사회학자, 예술가, 작가가 거의 없다. 한반도의 하늘 위에 거대한 지붕이 있어서 이들은 밖과 경쟁하기 보다는 닫힌 실내의 위쪽에서 아래를 누르는 재미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가끔씩 외국과 교류를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한 권위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닫힌 사회에서는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통치하는 방법과 저항하는 방법조차 이미 정해져 있다.

 

우리 역사를 보면 무능하고 부패한 상류층들이 권력에서 밀려난 사례가 많다.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은 상류층은 그들의 반대파에게 권력을 빼앗긴다. 사람들은 이제 좋은 세상이 오겠구나 하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권력을 빼앗은 자들이 또다시 부패하여 민초들의 지지를 얻은 또 다른 반대파에 의해 교체된다. 닫힌 사회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발전하지 못하고 계속 반복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피지배층은 소극적인 저항을 해 왔다. 지배층이 적당한 힘으로 누를 때는 참고 견디며 열심히 일한다. 대개 이 기간에 나라가 발전한다. 하지만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억압하여 더 이상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게 될 때는 반대편에 서있던 다른 상류층을 도와 억압하는 지배층을 교체하는데 힘을 보태 준다. 너무 힘들 때 그 고통을 잠시라도 피하기 위해 다른 지배층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러한 소극적인 저항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다. 닫힌 사회를 유지시키는 소극적인 저항은 상류층끼리의 끝없는 권력 다툼과 피지배층에 대한 영원한 억압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항을 보는 관점과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우선 누가 정권을 차지하느냐 하는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정권은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잠시 가졌다가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진정 중요한 것은 저항의 결과 99%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상류층에게 승리의 영광을 갖다 바치는 소극적 저항이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 되는 적극적인 저항을 해야 한다. 적극적인 저항을 해야만 서민들이 상류층을 심판하고 통제하게 되어 지식인과 상류층이 99%를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처음 상류층으로 진입했을 때는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실력을 키워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자는 생각을 가질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바닥이 실력이 아니라 인맥과 연줄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는 진흙탕에 같이 뒹굴게 되는 것이다.

 

작은 노력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다. 골프치고 술 마시고 사람만 만나면 돈과 권력과 명예가 생기는데 힘들게 머리 싸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일은 하급자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상류층을 지배하는 문화이다.

 

생산하지 않고 패거리를 만들어 부정한 방법으로 부와 권력을 가지는 상류층도 어떻게 보면 측은하기도 하다. 본인들도 그 방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혹시나 검찰조사를 받지나 않을까 불안하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완벽한 나쁜 놈이지 않는 이상 부정한 행위에 대해 도덕적으로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적극적인 저항은 사회 구성원 전부를 승리자로 만들 수 있다. 99%가 주인으로 자리를 잡고 지식인과 상류층은 최고의 생산자로서의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 있듯이 99%의 입장에서는 누가 권력을 잡든지 99%를 위해 생산만 많이 해주면 되는 것이다.

 

상류층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탕평책보다 책임 있는 자리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지식인이 있어야 하고, 그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불공정한 경쟁과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압력을 없애려면 법부터 바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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