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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by 금퐁당 작은 연못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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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조직 내에서 일하다 보면 조직의 지시나 결정이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이때 싫은 내색을 보이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는 말을 듣는다. 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답답해서 하소연하면 억울하면 출세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 두 가지 말들은 우리 사회에서는 상류층이 모든 것을 가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포커 게임 중에 하이-로우 게임이 있다. 다른 게임과는 달리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보통게임처럼 높은 패(하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며, 두 번째는 가장 낮은 패(로우)를 가지고 있을 경우이다. 승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에 하이나 로우를 선택해서 하이는 하이끼리 로우는 로우끼리 승부를 가린다. 서로 부딪치지만 않는다면 한 게임마다 두 사람의 승자가 나온다. 그 대신 승리한 사람들이 가지는 이익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승리할 가능성이 많아서 인지 이 게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사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체제를 가지고 있다. 수직적 계급사회의 단점은 계급 자체가 유일한 가치이기 때문에 가장 높은 계급을 향해서 처절한 투쟁을 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패배자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그 사회에서 대접 받는 순서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개략적인 순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받들어 지는 사람은 아이들이고 두 번째는 노인과 장애인, 세 번째는 여자의 순서이다. 아직 두 단계가 더 남아 있다. 네 번째는 집에서 키우는 개이고 마지막이 남자이다. 그런데 선진국에 살아보면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것은 정말 힘들다. 흥미로운 사실은 힘이 센 남자들이 힘들게 사니까 사회가 잘 돌아 간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자들의 세상이다. 아이들은 공부만 해야 하는 존재들이고, 노약자를 고려한 안전장치는 미흡하고, 여자는 무시당하고, 개는 잡아먹히지 않으면 다행인 곳이다. ()이 곳곳에 서려 오죽했으면 한() 많은 민족이라는 말이 다 생겼을까?

 

과거의 화려했던 시기는 지났지만 영국은 여전히 선진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외교, 국방, 교육, 금융에서는 여전히 세계에서 강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영국만큼 여자들이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는 나라도 드물다. 여왕을 숭배하고, 유명한 대처 수상이 활동했던 곳이 영국이다. 여자들이 활동을 많이 하니까 영국에는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Fish and Chips’ 가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인데 엄격히 말하면 요리라고 불리기에는 크게 미흡하다.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감히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지 못하고 주는 대로 먹거나 아니면 직접 만들어 먹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요리는 비록 보잘것없지만 남자들이 여자들을 받들어 주니까 일류 국가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한국의 남자들은 과연 행복한가?’ 남자들이라도 행복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제는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수의 남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힘들게 살고 있다. 그 이유는 첫 째, 조직 문화가 남자들을 힘들게 하고, 둘 째, 약한 자들을 돌봐 주어야 하는 남자로서의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대 문화 같은 조직 문화는 남자들이 스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더 약한 자를 도와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남자들은 조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오히려 약자들에게 푸는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한다.

 

선진국의 남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힘들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을 받들어 주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나이가 들면 모두 노약자가 되기 때문에 노약자를 돌보아 주는 것은 미래의 자신을 돌보아 주는 것과 같고, 여자에게 잘해 주면 돌아오는 것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목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힘만 세고 어리석은 자들이 바로 한국의 남자들이다.

 

경쟁력 있는 사회체제는 능력 있고 강한 자들이 그렇지 않는 사회 구성원들을 받들어 주고 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 사회체제에서 강한 자는 강한 자끼리 경쟁을 하여 상호 발전을 도모하고 강한 자들은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힘과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자신이 높은 자리에 있고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다고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업신여기고 군림하려는 사회는 상류층을 제외하면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비겁하고 비열한 상류층 아래에서 생활하는 서민들은 희망을 찾을 수 없다.

 

혁명을 하려는 이유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기 위해서이다. 상류층이 모두 가지는 규칙이 아니라 상류층은 상류층대로 일반서민들은 그들 나름대로 승리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승리할 기회가 많아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삶 속에서 희망을 가지게 된다.

 

(단상)

천둥오리를 보면 수컷은 눈에 띄게 화려한 반면 암컷과 새끼오리들은 보잘것없는 갈색 계통의 깃털을 가지고 있다. 천둥오리뿐만 아니라 다른 새들도 수컷이 더 화려한데 이는 암컷을 유혹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이 보다는 천적이 오리 떼를 공격했을 때 수컷이 먼저 눈이 띄어 잡아먹힘으로써 종족을 보전하는 목적이 더 크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우리나라의 상류층은 위기상황에서 자신이 나가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약자들을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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