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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글 모음 since 1994

나비 한 마리

by 금퐁당 작은 연못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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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경에서 나비가 날개 짓을 하면 한 달 후 뉴욕에서 폭풍이 분다라는 개념이 나비효과이다. 이 나비효과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의 토대이다. 날개 짓 하는 모든 나비가 폭풍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특정 시간과 장소에 있던 한 마리의 나비가 우연치 않게 폭풍을 일으킨다.

 

나비효과의 진정한 매력은 나비 자신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저 일상의 가벼운 날개 짓을 하다가 약간의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그 결과는 자신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결과를 가져 오는 것이다.

 

요술피리가 아이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아이들이 바로 그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폭풍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 일부가 폭풍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두 팔을 벌려 온 몸으로 폭풍에 맞선다고 해도 폭풍의 진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폭풍의 시작점에 서 있다. 아이들이 날개 짓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존의 폭풍에 그대로 흡수될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나비효과는 초기 조건을 변경시키는 작업이다. 우리의 사회체제를 바꾸는 작업을 폭풍의 한 가운데인 체제 내에서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그래서 아직은 체제 밖에 있는 아이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어른들 말씀 잘 듣고 대입 준비만 하다가 20살이 넘으면 자연스럽게 경쟁력 떨어지는 체제에 흡수되었던 것이 아이들의 운명이었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독립운동가나 혁명가처럼 긴장된 상태에서 투쟁을 하면서 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입 준비만 해도 힘든 아이들인데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줄 수는 없다. 그저 작고 예쁜 날개 짓 하나를 요구할 뿐이다. 그리고 그 날개 짓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고 새로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들려주는 것이 요술피리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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