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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글 모음 since 1994

이런 후보 없나요?

by 금퐁당 작은 연못 2020.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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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 부활전이 필요하다" (문재인, 김성근 인터뷰), "권역별로 여러 개의 서울대를 만들어야 한다"(김상곤 교육감), "개천에서 용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무명씨)

 

대선이 다가오니 곳곳에서 주장과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찾은 세 가지 주장에 대해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원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위의 주장들을 분석해 보면 모두 1%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50% 정도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패자부활전은 5% 정도 되는 사람들이나 가능성이 있고, 권역별로 서울대 여러 개를 만들어도 합격하기 어렵다. 개천에서 용날 수 있는 기회도 멀기만 하다. 1%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위의 세 가지 주장이 실현되면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착시현상일 뿐이다.

능력이 50%인데 1%가 될 수 없고, 그가 1% 되는 것도 문제이다. 장원급제 합격자 수를 대폭 늘려주고, 시험응시 기회를 계속 준다고 해서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1%가 되지 않으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낙인이 찍히는 사회에서 99%로 살기에는 너무 고달프다. 1%는 하느님과 동기동창이나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1%는 타고난 재주에 노력을 더해야 차지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래서 서울대 비판할 것 없다. 다만 서울대가 비판받는 것은 생산자가 아니라 착취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99%를 위해 일하는 서울대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99%로 살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누군가 그려 주었으면 한다.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한국의 99%는 자신의 위치에서 행복할 자격이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면 존중받으며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99%가 주인인 사회이다.

 

99%에게 불쌍하다는 듯이 서민지원 대책 몇 개 던져주는 것보다 99%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문화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후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

이런 주장을 하는 내가 이상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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